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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체험수기|[A Whole New Zealand] 5성급 호텔이요? 저를요? 왜요...? <5성급 호텔 잡 인터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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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hole New Zealand] 5성급 호텔이요? 저를요? 왜요...? <5성급 호텔 잡 인터뷰 후기>
제목 [A Whole New Zealand] 5성급 호텔이요? 저를요? 왜요...? <5성급 호텔 잡 인터뷰 후기> 등록일 2021-07-23 17:13 조회 2895
작성자 인포센터

원문 : https://cafe.naver.com/woholfriends/57722



킹홀리데이의 이름만 봐도 워홀러는 구직과 노동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워홀러라면 모두들 한 번 이상의 잡 인터뷰 경험을 가지게 되겠죠? 여러분은 몇 번의 잡 인터뷰와 어떤 종류의 잡 인터뷰를 해보셨나요? 오늘은 제가 뉴질랜드에서 그동안 해보았던 잡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터뷰 후기를 써보려고 해요. 제가 심한 TMT라서 글이 좀 길어지고 다른 얘기도 많이 해버렸으니 호텔 인터뷰 내용만 간단히 보고 싶으신 분들은 따로 표시해둔 부분만 읽으시면 됩니다~

일단, 저는 홍합공장에서 겨울시즌을 무난히 지낸 후에 더 이상의 공장잡은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티잡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카페, 영화관, 베이커리, 편의점, 펍, 음식점 등등 왠만한 아르바이트는 다 해본 알바몬으로서 영어가 좀 (많이) 부족하고 현지 경험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CV에 한국 경력을 잘 작성하면 인터뷰 연락 정도는, 많이는 아니라도 최소한 한 두군데에서는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에는 타우랑가에서 지내는 중이었고, 타우랑가에 있는 영화관부터 시작해 카페, 음식점 등을 위주로 CV를 제출했어요.




구인공고는 다들 아시는 'Trade Me', 'SEEK', 'BackpakerBoard' 등의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걸 보고 지원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정말 단 한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으론 적어도 열 군데 이상의 곳에 지원을 했는데 감감무소식이었어요....ㅎ 지금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1) 당시 7월말이었고 겨울 비수기&코로나 여파로 구인공고 자체가 많지 않았고

2) 그나마 올라오는 구인공고에 사람이 많이 몰렸기 때문에 현지인 위주로 우선 채용되었을 것으로 예상

3) 게다가 그 당시 저의 CV가 부족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4) 그리고 직접 가게에 찾아가 CV를 건네며 어필하는 정도의 열정은 당시에 없었기에, 그냥 온라인 지원만 했었어요.

(+이 얘기는 나중에 일자리 포스팅을 더 하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뉴질랜드에 도착해 곧바로 타우랑가로 이동해 6개월가량을 생활했던 저는 어차피 일도 구하지 못하는 김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 20일 가량 구직을 시도해보고는 깔끔하게 타우랑가에서 일 구하기를 포기하고 로토루아와 타우포를 짧게 여행 겸 경유해서 지금 지내고 있는 네이피어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무작정 다른 도시로 간다고 해서 달라질게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여행이 즐겁지 않은 수준이었어요...ㅠ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왜 더 즐기지 못했나 아쉽기도 하고, 그런 걱정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결단력 있게 이동한 제 자신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혹시라도 워홀 기간 중 슬럼프를 겪거나 일이 잘 안풀린다는 느낌을 받으신다면 때로는 과감하게 지역이동을 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이야기가 살짝 다른 곳으로 샜지만, 다시 구직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ㅎㅎ 네이피어로 와서 제가 바로 적응을 하고 일을 구한 건 아니었고요, 초반에는 열악한 환경의 백팩커스에서 극강의 추위 속에서 덜덜 떨며 잠을 자기도 하고 그 이후에 새로운 플랫에 입주하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무기력함과 슬럼프에 빠져 보름가량을 아~~~무것도 안하고 정말 방에서 누워만 있었어요. 하지만 그 당시에도 타우랑가에서 했던 것처럼 온라인으로 구인공고를 확인하고 지원을 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CV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서 처음의 CV 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은 버전으로 만들어서 제출했어요ㅎㅎ 하지만 그래도 연락은 오지 않더라구요...? 키위와 홍합과 함께 굴려지며 힘들게 번 돈을 이렇게 허송세월로 다 써버리고 한국에 가야되는 건가 싶을 쯔음 온라인 지원을 했던 <CAPE KIDNAPPERS> 호텔에서 인터뷰를 보러 오겠냐는 메일이 왔습니다!


https://www.robertsonlodges.com/the-lodges/cape-kidnappers/explore/the-lodge


감감무소식에 너무 익숙해진 건지 인터뷰 보러오라는 메일을 보고도 이게 진짜인가 싶었어요. '그동안 지원했던 수십 개의 일자리에서는 연락 한 번 없었는데 여긴 왜...?' 이런 마음이었어요. 게다가 면접 제의를 받은 후에 검색해보니 이 지역에서 유명한 5성급 호텔...? 네...? 갑자기 5성급 호텔이요...? (막상 지원할 때는 하도 많이 지원하느라 일일히 정보도 확인 하지 않고 지원...저처럼 이러시면 안됩니다ㅎㅎ) 근데 저를요....? 왜죠....?




그렇게 인터뷰 당일까지도 의아한 마음을 유지한 채 인터뷰를 보러 출발했습니다! 뒤에서도 얘기할 거지만 여러분은 아무리 가능성 낮아보이고 자신 없는 잡 인터뷰가 잡히더라도 일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가세요. 너무 뻔한 말이라 다들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열심히 지원을 해놓고선 막상 연락이 오니 '어차피 안될거야' 하는 나약하고 부정적인 마음으로 정말 준비를 하나도 안하고 갔어요. (이럴거면 애초에 왜 지원을 한걸까요...?^^) 처음으로! 유일하게! 잡힌 잡 인터뷰였지만 정말 잘 준비해서 기회를 얻어야겠다, 하는 마음이 아니라 어차피 안될거지만 그래도 영어로 해보는 첫 인터뷰니까 어떤 느낌인지만 경험해보자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갔답니다...5성급 호텔 잡 인터뷰 후기> (워킹홀리데이 카페) | 작성자 통신원 김태양


구글 지도에 호텔을 도착지로 설정하고 운전을 해서 갔는데, 아직 십분 이상 경로가 남아있는데 제 앞에는 길이 없었어요.... 막힌 길에 당황하고 있는데 네비게이션은 저보고 우회전을 하라고 하는거에요. 근데 제 오른쪽에는 굳게 잠긴 쇠창살 문과 사유지라는 표시뿐... (인터뷰를 제안한 매니저가 메일에 게이트에 와서 자기 이름을 말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 게이트가 이 게이트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어요. 당연히 호텔 건물 문 앞 얘기인줄...) 운이 좋게도 제 뒤로 마침 출근하던 직원이 다가와서 인터뷰를 보러 왔냐고 묻고는 자기 차를 따라 들어오라고 해서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호텔의 사유지 규모가 제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수준으로 넓었어요. 앞서 가는 직원 차를 따라가는 길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었어요.


제가 생각치도 못한 규모에 일단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호텔 건물로 들어갔어요. 건물 외부도 크고 멋있었고, 내부도 화려하고 독특했답니다. 내가 여길... 인터뷰 하러 왔다고? 하는 생각이 제 얼굴이 다 써져 있었을 것 같아요ㅋㅋㅋㅋ 어쨌든 리셉션에 인터뷰를 보러 왔다고 말하니 제게 메일을 보냈던 매니저가 저를 맞으러 나왔어요. 그리고 그때부터였을까요... 제가 미친듯이 긴장하기 시작한 것이...^^ 매니저는 저를 지하에 있는 식당 같은 곳으로 데려가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지금은 시간이 꽤나 지나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매니저 : 네 소개를 먼저 할래, 아니면 내가 이 곳의 일에 대해서 먼저 말해줄까?

나 : (너무 긴장된 나머지 둘 중에 뭘 골라야 할지도 어려운 심정) 내 소개 먼저 할게!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자동반사적 대답...)

[이름과 사는 곳, 한국에서 일했던 얘기 등 매니저가 CV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얘기만 두서없이 나열]

매니저 : 근데 네가 했었던 업무들이 정확히 뭐야? 네 CV에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아서 네가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겠어.

(저는 나름 구체적으로 적는다고 적었던건데 더더 구체적인 업무경험을 원하는 것 같았어요. 사소한 것까지.)

나 : [카페, 영화관 등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떠듬떠듬... 설명하다가 준비한 게 없으니 할 말도 너무 부족해서 금방 끝났습니다.]

매니저 : 그래. 그럼 너는 어떤 사람이야? 너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 : 아 나는 ~~한 사람이야.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뻔히 하는 하드워킹...프렌들리... 그런 얘기 했어요...ㅎㅎ]

메니저 : 그래. 그럼 이제 내가 설명해줄게. 만약 네가 여기서 일하게 되면 너는 ~~한 일들을 맡게 될거야.

[하게 되는 일은 주로 칵테일을 비롯한 음료 제조와 음식 준비 및 서빙이었어요]

우리는 다양한 고객들이 있고, 그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해.

네가 해야하는 일들이 매우 많아. 하지만 우리가 다 교육해 줄거니까 배울 자신만 있다면 걱정 안해도 돼.

그런데 여기 오는 길은 어땠어?

너희 집에서 게이트까지 오는 것도 꽤 걸리지만 게이트에서 호텔까지도 10분 이상 운전을 해야되는데,

네가 만약에 여기서 일하게 되면 그렇게 항상 출퇴근 할 수 있겠어?

나 : 응. 할 수 있을 것 같아. (사실 자신 없었어요. 게이트에서 호텔까지 길이 쉽지도 않은데다가 멀었어요...ㅠㅠ)

매니저 : 대략 다 얘기한 것 같은데 궁금한 거 있니?

나 : (없음... 너무 긴장해서 궁금한 점을 생각할 여력조차 없음) 음... 만약에 내가 일하게 된다면 언제 결과를 알 수 있어?

(이마저도 말을 제대로 못하고 어버버거려서 매니저가 대충 캐치하고 ~~한게 궁금한거지? 하면서 정리해줌)

매니저 : 내 상사에게 너와 인터뷰 한 내용을 상의한 뒤에 너에게 다음주 월요일까지 연락을 줄거야. 또 궁금한 게 있니?

나 : 아니 없어. ㅎㅎ.



이렇게 짧고도 부끄러운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참 무책임하고 매너도 없이 준비를 제대로 안해갔고 어버버거렸지만, 매니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 말을 경청하고 대화하려고 노력해주었어요. 흑흑.... 인터뷰가 끝나고 호텔 문앞까지 저를 배웅하면서 시간 내줘서 고맙고 다시 보면 좋겠다는 따뜻한 인사까지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저에게 인터뷰 제안을 했던 매니저가 시간낭비 했다고 생각할 수준의 인터뷰를 마치고 호텔을 떠났습니다. 이제 꽤나 시간이 지난 일인데도 이렇게 글로 쓰면서 또 아쉽네요. 그 당시에는 제가 미처 생각치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뷰를 하러 가는 사람으로서 기본 매너 조차 갖추지 못했던 제 모습이 참 부끄러워요. 인터뷰를 통과하거나 못하거나,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인터뷰 제안을 받은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노력과 성의를 다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되었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인터뷰 후에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때의 처참한 인터뷰를 반성하며 그 후의 구직활동은 보다 적극적이고 준비하는 자세로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일을 구하기도 했고요~ 지금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저 호텔에서 일을 했더라면 힘들더라도 특별하고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되었을텐데, 제게 들어온 기회를 제 발로 뻥 차버렸다는 자책감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래도... 사람은 실수하면서 성장한다는 말을 믿고! 이 글을 읽으실 예비 워홀러분들은 저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며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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