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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 더블린 ] 아이리쉬에게 감자란? (feat. 악랄했던 영국, 대기근 참상)
제목 [ 🇮🇪 더불어 더블린 ] 아이리쉬에게 감자란? (feat. 악랄했던 영국, 대기근 참상) 등록일 2022-02-17 09:47 조회 2158
작성자 인포센터

원문 : https://cafe.naver.com/woholfriends/58490





감자.. 좋아하시나요?👀

아일랜드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감자를 크게 즐겨먹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아일랜드에 와서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 감자를 먹으면서 점점 감자의 맛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게.. ㅎ.. ㅎㅎㅎ


Fish Pie 에 뒤덮인 감자감자



치킨을 시켰는데 감자튀김이 왔다



왼쪽은 치킨, 오른쪽은 기네스 스튜, 아이스크림 같이 생긴 건 매쉬



아이리쉬 할아버지가 해주신 저녁 ㅡ 메인이 뭐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눈에 보이는 건 감자뿐



아이리쉬 할아버지의 손맛 🧡

감자를 먹다가 결국 배가 불러 닭을 남겨버리는 사상 초유의 불상사가 생겨버리기도 했으며



여기도 감자 (할아버지 최고 👍🏻)

무얼 먹어도 감자



저기도 감자 ㅎㅡㅎ (사랑해요 💕)

저 진짜 올 한 해 평생 먹을 감자는 다 먹었어요.

하물며 아이리쉬가 가장 좋아하는 스낵이 감자칩인 테이토인데다가

그 감자칩 브랜드를 모티브로 한 놀이공원까지 있으면 말 다했지 않나요..?ㅎㅋㅋㅋㄱㅋㅋㅋ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어요.

아이리쉬가 밥 대신 그리고 빵 대신 먹는 감자가

과연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ㅡ



감자는 신대륙에서 건너 온 '악마의 열매'

1492년에 콜럼버스가 신대륙과 함께 감자를 발견하면서 감자가 유럽으로 전해지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악마의 열매', '먹을 수 없는 식물', '감자를 먹으면 나병에 걸린다'는 등 감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됐고

가난한 사람들이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 먹지 않는 게 감자였을 정도로 그 땐 푸대접을 받았다고 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자의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유럽 전역에 감자가 빵의 대체식품으로 자리잡습니다.



영국 때문에 일어난 참상, '아일랜드 대기근'

유럽에서 감자를 식용작물로서 제일 먼저 재배한 곳이 아일랜드란 것 알고 계신가요?

감자는 아일랜드에서 주식으로 재배되고 있었는데 당시 밀, 옥수수와 같은 작물도 재배를 하긴 했지만

감자를 제외한 나머지 작물들을 영국이 모조리 수탈해 가서 먹을 게 감자 밖에 없었다고 해요.

아일랜드 대기근을 묘사한 'Gorta(기근)'

'Burying the child(아이를 묻다)'라고 부르기도 함

하지만 '감자마름병'이 도지면서 아일랜드인들은 유일한 식량이었던 감자마저 잃게됩니다.

감자 흉작이 1845년에서 1850년 경까지 지속되면서 백만 명이 죽고, 백만 명이 기근을 피해 이주를 하게 됩니다.

인구의 약 25%가 5년 사이에 줄어들었어요.

이 안타깝고 슬픈 사건을 '아일랜드 대기근(Great Famine)'이라고 해요.

이 사건이 일어난 표면적인 배경은 '감자마름병'이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영국과 영국인 지주들의 악랄하기 그지없는 착취 때문이었습니다.



The Famine Memorial , Dublin

당시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근' 동상이 더블린 시내에 있어요.

말 그대로 뼈밖에 남지 않은 아이리쉬들의 행렬,

주검을 들춰맨 채 죽은 자의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이 동상들은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옵니다.

아일랜드를 거의 800년 간 지배해온 영국이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아이리쉬가 뿌리깊은 영국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해요.



아이리쉬와 브리티쉬, 그들의 현재 관계는?

제 남자친구는 아일랜드에 살고있는 영국인이에요.

가장 절친한 친구가 아이리쉬고, 아일랜드에서 지내면서 아이리쉬에게 영국인이란 이유로 나쁜 대접을 받은 적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어요.

특히 신세대 아일랜드인들은 영국에 대한 반감은 없는 편이고, 현대 아일랜드-영국의 관계는 경제적으로 많은 부분이 얽혀있기 때문에 동맹/협력 관계로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다만 피와 수난의 역사를 직접 겪어낸 양국의 어르신들은 조금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특히 제가 옆에서 본 바로는 오히려 영국인들이 걱정과 염려를 많이 하더라구요.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혹시나 모를 안전 문제 때문에 남자친구가 아일랜드로 가는 걸 많이 걱정하시며 혹시 모르니 시골 쪽에서는 조심하라며 당부를 하셨고

남자친구의 조부모님께서는 누가 어디서 왔냐고 하면 영국인이라 하지 말고 Cornish(콘월 지방, 켈트족 뿌리)라고 하라고 하셨다고 해요 😂 ..

하지만 당연하게도 혹은 다행스럽게도 그는 아일랜드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



감자 얘기 하려다가 남자친구 개인사까지 얘기해버렸네요 ㅎ헣ㅎㅎㅎ.. 아이리쉬도 종종 우스갯소리로 'The Brits!🤬'하긴 하지만 지금은 큰 문제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어찌됐든 아이리쉬에게 감자란 이렇듯 그들에게 삶이기도 때로는 죽음이기도 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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